펫시팅 규제 공백 (가정위탁, 시설기준, 전문인력)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가 1,500만 명을 넘어서면서 펫시팅과 위탁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간판 뒤에 숨은 안전 불감증과 제도적 사각지대는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가정 위탁 펫시팅 분야는 법적 규제가 뒤처져 있어 업계와 보호자 모두 혼란에 빠져 있는 실정입니다. 현행 법 체계가 변화하는 반려동물 산업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우리 아이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입니다.
가정위탁 펫시팅의 명암
가정 위탁 펫시팅은 반려동물을 시설이 아닌 가정집에서 돌보는 서비스로, 보호자에게는 경제적 이점과 동물 스트레스 완화라는 두 가지 매력적인 장점을 제공합니다. 일반적인 반려동물 호텔이나 위탁 시설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무엇보다 낯선 환경에 민감한 반려동물들이 가정집이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케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입니다. 특히 고양이의 경우 환경 변화에 극도로 예민하기 때문에, 집과 유사한 환경에서 돌봄을 받는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현행 법과 제도는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펫시팅 서비스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정 위탁 펫시팅은 기존의 동물보호법이나 관련 규정에서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아, 등록 요건과 시설 요건을 갖추지 않은 개인이나 업체가 시장에 난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족 같은 아이를 남의 손에 맡겨야 하는 집사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불안이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업체를 선택해야 하는지, 사고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을 지는지조차 불명확한 현실은 보호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고양이 호텔'이라는 화려한 이름 뒤에 숨어 전문지식도 없이 공간만 빌려주는 식의 영업을 하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개별 업체의 문제가 아니라, 규제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반려동물 케어를 둘러싼 규제 공백은 결국 가장 약한 존재인 동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강력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합니다.
모호한 시설기준의 문제점
국내 반려동물 분야, 특히 펫시팅과 위탁 서비스 산업에서 가장 큰 문제는 시설 기준조차 모호하다는 점입니다. 현재 동물보호법상 동물위탁관리업에 대한 규정이 존재하지만, 가정 위탁 형태의 펫시팅 서비스는 이 범주에 명확히 포함되는지조차 애매한 상황입니다. 전통적인 위탁 시설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의 공간, 환기 시설, 위생 관리 등에 대한 기준이 있지만, 개인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위탁 서비스는 이러한 기준 적용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설 기준의 부재는 단순히 공간의 문제를 넘어 안전과 직결됩니다. 예를 들어, 고양이를 위탁받는 가정집에 탈출 방지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응급상황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는 의약품이나 장비가 준비되어 있는지, 여러 마리를 동시에 돌볼 경우 적절한 격리 공간이 확보되어 있는지 등을 확인할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과연 사고가 났을 때 제대로 책임질 업체가 몇이나 될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당연한 반응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모호한 기준이 악의적인 업체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최소한의 투자로 '펫시팅'이라는 간판만 내걸고 영업하는 곳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이들은 정작 필요한 안전 장치나 전문성은 갖추지 않은 채 저가 경쟁에만 나서고 있습니다. 지금의 위탁업 시스템은 거대한 안전 불감증 덩어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법·제도가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구조적 문제 때문입니다.
보호자와 업계 모두가 혼란에 빠져 있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가정 위탁 펫시팅에 적합한 새로운 시설 기준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는 기존 대규모 시설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집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되 최소한의 안전 요건을 법제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전문인력 배치 의무화의 필요성
단순히 예쁜 방을 꾸며놓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반려동물, 특히 고양이의 생태를 이해하는 전문 인력 배치가 법적으로 의무화되지 않는 한 이런 불안한 위탁 문화는 절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펫시팅 업계에는 별다른 자격 요건 없이 누구나 진입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가 존재합니다.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만으로는 전문적인 케어가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검증할 제도적 장치가 부재한 상황입니다.
고양이는 개와 달리 스트레스를 표현하는 방식이 미묘하고, 질병의 징후를 숨기는 본능이 있어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식욕 변화, 배변 패턴, 행동 변화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현행 법 체계가 변화하는 반려동물 산업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이러한 전문성을 갖춘 인력의 배치가 의무사항이 아닌 선택사항으로 남아 있습니다.
전문 인력 배치의 의무화는 여러 측면에서 필요합니다. 첫째,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적절한 대처가 가능해집니다. 반려동물의 건강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수의사와 연계하는 능력은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둘째, 동물의 행동학적 특성을 이해하는 전문가가 있다면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셋째, 보호자와의 소통에서도 전문성이 발휘되어 신뢰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 케어를 둘러싼 규제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펫시팅 종사자에 대한 자격 제도 도입이 시급합니다. 이는 단순히 진입 장벽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업계의 전문성을 높이고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켜 궁극적으로 동물 복지와 보호자의 신뢰를 동시에 확보하는 방안입니다. 일정 시간 이상의 교육 이수, 반려동물 행동학과 응급처치에 대한 지식 검증, 정기적인 보수 교육 등이 제도화되어야 하며, 이러한 자격을 갖춘 인력이 반드시 상주하도록 법제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국 펫시팅 산업이 건전하게 성장하고 반려동물의 안전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법·제도의 정비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규제 사각지대에서 아이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시설 기준의 명확화, 전문 인력 배치 의무화,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의 법제화 등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질 때, 비로소 보호자는 안심하고 사랑하는 가족을 맡길 수 있을 것입니다. 변화하는 반려동물 산업 환경에 걸맞은 제도적 뒷받침이 하루빨리 마련되기를 기대합니다.
[출처]
https://thefrontier.co.kr/category-regulation-pet/
